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재미 인하대학교 동문회

지부게시판

[시애틀] 내 등의 짐

한 순승
2004.08.23 17:15 1,831 0

본문

내 등의 짐

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세상을
바로 살지 못했을 것입니다.
내 등에 있는 짐 때문에 늘 조심하면서
바르고 성실하게 살아왔습니다.

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를 바르게
살도록 한 귀한 선물이었습니다.

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
나는 사랑을 몰랐을 것입니다.
내 등에 있는 짐의 무게로
남의 고통을 느꼈고 이를 통해
사랑과 용서도 알았습니다.

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에게
사랑을 가르쳐 준 귀한 선물이었습니다.

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아직도
미숙하게 살고 있을 것입니다.
내 등에 있는 짐의 무게가
내 삶의 무게가 되어
그것을 감당하게 하였습니다.

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를
성숙시킨 귀한 선물이었습니다.

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
나는 겸손과 소박함의
기쁨을 몰랐을 것입니다.
내 등의 짐 때문에 나는 늘
나를 낮추고 소박하게 살아왔습니다.

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에게
기쁨을 전해 준 귀한 선물이었습니다.

물살이 센 냇물을 건널 때는
등에 짐이 있어야 물에 휩쓸리지 않고
화물차가 언덕을 오를 때는
짐을 실어야 헛바퀴가 돌지 않듯이
내 등의 짐이 나를 불의와 안일의
물결에 휩쓸리지 않게 했으며
삶의 고개 하나하나를
잘 넘게 하였습니다.

내 나라의 짐, 가족의 짐,
직장의 짐, 이웃과의 짐,
가난의 짐, 몸이 아픈 짐,
슬픈 이별의 짐들이
내 삶을 감당하는 힘이 되어
오늘도 최선의 삶을 살게 합니다

한 순승(73년 조선공학과 졸업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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